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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는 뇌와 오장육부에 새겨진다.이야기/놀라운 이야기 2016. 1. 23. 22:26
몸은 기억한다(베셀 반 데어 콜크, 을유문화사)
트라우마 연구의 권위자. 72세. 보스턴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교수
트라우마가 실제로 몸에 새겨진다는 점, 곧 뇌 영역의 변화를 불러온다는 점을 드러내고, 또한 ㄱ능이 떨어진 뇌를 다시 활성화시켜 "마음과 뇌, 몸을 다시 일으킬 수 있음을 안내한다....
"몸에는 비극적인 경험의 흔적이 남는다. 트라우마의 기억이 내장 감각기관으로 가슴을 찢고 속을 뒤틀리게 하는 감정으로, 자가면력질환과 골격, 근육계 이상으로 암호화되어 남는다. 마음, 뇌, 내장기관의 커뮤니케이션이 감정 조절에 성공하는 지름길이라면 환자를 치료하는 방식에도 전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프로이트 정신분석이 주장하듯 트라우마 사건과 그 사건으로 발생한 여파를 모조리 기억해낸다고 문제가 반드시 해결되는 건 아니라고 그는 말한다. 그의 트라우마 표본연구 환자 대부분은 상담과 대화치료 과정을 통해 일관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지만 트라우마 증상이 낫지 않았다. '성폭행범의 냄새', '죽은 아이 이마의 상처' 식으로 조각조각 파편나 있던 사건을 기억해내고 이야기하면서 트라우마에 직면하는 과정이 회복에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모든 환자가 그런 건 아니다.
그 기억의 담지자인 신체 회로의 회복 혹은 재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뇌 회로의 재연결, 타인과의 관계 재연결이다. 이를테면 합창과 체육, 운동, 요가, 마사지, 연극까지 함께 몸을 움직이며 즐겁게 참여하는 활동은 트라우마 치료에서 필수적이라는 말이다.
신체 회로 재연결을 위한 혁신적 치유기법의 대표적 예는 '안구운동에 의한 기억 재처리(EMDR)'와 누로피드백' 기법이다. 뇌는 어떤 정서적 혼란을 겪든 이를 회복하도록 설계돼 있는데 이런 정보 처리가 '빠른 안구운동이 벌어지는 수면'(렘수면) 상태에서 이뤄진다고 한다. 안구운동 기법은 잠자는 동안 뇌에서 일어나는 과정을 깨어있는 동안에 재현한다. 이 기법은 약물 치료보다 더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로피드백은 타인과 마주하여 대화하며 상대 얼굴을 쳐다보고 반응하는 원리를 차용한 뇌파신경 치료다. (한겨레신문, 2016.1.22. 19면 책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