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도의 멸종이야기/놀라운 이야기 2015. 12. 26. 10:19
주간경향 1157호 북리뷰 6도의 멸종, 온난화, 인간으로 살 수 없다, 노정태의 글을 옮김
과학 저널리스트 마크 라이너스가 쓴 <6도의 멸종>을 펼쳐보자. 이 책을 대중에게 설명하면서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구기곤이 2도, 4도, 6도씩 올라가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밤과 낮의 기온차가 15도씩 나는 것을 생각하면 그 정도의 변화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 수 있다.......(중략)
하지만 지구의 평균기온이 6도 상승한다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이다. 지금 보다 지구 기온이 6도 낮았던 그 시절을 우리는 빙하기라고 부른다. 지금보다 5도 이상 높았던 시절도 지질학적으로 발굴되어 있다. '팔에오세에오세 최고온기(PETM)'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데, "petm은 지질학적 기록 중에서 지금처럼 화석연료를 태워댄 탓에 대기의 이산화농도가 높아지는 현상과 가장 가까운, 자연의 실제 사례"라고 저자는 그가 참고한 수많은 과학 논문 중 하나를 인용하고 있다. 그 시절 지구는 우리가 아는 지구가 아니었다. 바다는 뜨겁고 끈적한 산성 액체였고, 해수면의 온도가 높은 탓에 엄청난 토네이도가 얼마 남지 않은 육지를 후려쳤다. 뉴욕, 런던, 상하이 등 중요 항구 도시들이 있어야 할 곳은 진작에 물에 잠긴 상태다. 물론 인류에게는 지능과 기술이 있으므로 모든 호모 사피엔스가 멸종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문명'을 결코 유지할 수 없다. 우리가 아는 수많은 동식물과 함께 '인간'으로서의 인간은 사라지고, 대신 수렵과 채집 및 작은 규모의 농업으로 목숨을 이어가는 '동물'로서의 인간만 남게 되는 것이다.
지구기온이 평균 3도 이상 올라가면 그때부터는 탄소 배출량을 아무리 줄인다 한들 소용이 없다. 이미 배출된 탄소가 지구 기온을 높이고, 그로 인해 시베리아의 얼어붙은 땅을 포함해 많은 곳에 묻혀있는 탄소가 더욱 배출되는, 이른바 '양의 되먹임(positive feedback)'이 작동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