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만인 5일 한국을 떠난 그는 출국 전 서울시내 롯데호텔에서 "한겨레"를 만나 출가 동기부터 한국의 젊은 이들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를 남겼다. "첫째는 인간 본성이 무엇인지 깨닫고 싶었어요. 둘재는, 불교 명상의 즐거움이 대학 시절 여자 친구와 나눈 섹스의 쾌감보다 100배는 큰 활홀함이었어요. 그러니 어찌 출가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런던의 가난한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 17살 때 우연히 불교 서적을 읽은 그는 자신이 불교 신자라고 느꼈다. 10대에 아버지의 죽음을 겪었지만 마음의 동요 없이 아버지의 존재를 내려 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장학금까지 받고 첨단 물리학을 공부한 그는 문득 과학으로 사물과 인간, 세상과 삶의 이치를 제대로 설명할 수없다는 생각에 졸업 뒤 타이로 건너가서 수행승이 되었다.(케임브리지대학 이론물리학 전공)
...
그는 타이의 '살아있는 붓다'로 불리던 아짠차(1919~92)가 이끄는 숲속 수행자의 사찰에 사흘만 있겠다고 갔다가 9년이나 함께 생활하며 그의 제자가 됐다.
"못 믿을 지 모르겠지만 스스의 놀라운 벌력에 반했어요. 다른 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있는 타심통이었어요. 몇차례나 스승의 능력을 시험해 보았는데 한번도 틀린 적이 없어요. 하지만 스승에게 가장 놀란 것은 9년 동안 한번도 화를 내는 것을 본 적이 없다는 겁니다."
불순한 질문을 해봤다. "남들은 스님을 '깨달은 이'라고 합니다. 깨달음의 즐거움은 무엇인가요?" "붓다는 '누구든지 깨달았다고 스스로 말하면 안 된다'고 했어요." 본인이 깨달았다고 여기는 순간부터 이기심이 발동하고 남들로부터 특별한 대접을 받고 싶어해요. 지금 가장 큰 즐거움은 '평화로운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