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배움, 1. 21세기 사회와 교육 2. 세계학교들의 동향

교사의 배움, 사토 마나부, 한국배움의공동체연구회 지음(2014. 에듀니티)

1부. 사토 마나부 교수 기조 강연

1회 배움의공동체 실천은 세계적인 흐름입니다.

21세기 사회와 교육

..배움의공동체가 추구하는 학교 개혁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21세기 사회와 교육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1세기 사회는 매우 큰 전환점을 맞이한 가운데 학교교육에 다음 네 가지 대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첫번째, 지식기반 사회에 대한 대응입니다. 일본도 그렇지만 한국도 마찬가지로 상품 생산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주의 사회에서 지식과 정보 그리고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로 접어든 지 오래입니다. 현재 우리가 경험하는 학교는 19세기에서 20세기에 형성된 산업주의 사회를 토대로 발전했습니다. 수업이나 교육은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절차를 진행하고, 결과를 시험으로 검증하는, 마치 대공장의 생산 공정과 같았습니다. 목표와 생산성과 이에 대한 평가가 늘 세트를 이루었지요. ....새로운 사회는 새로운 수업의 형태, 새로운 배움의 형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두번째, 다문화 공생 사회에 대한 대응입니다. ...다문화경향은 세계적인 현상으로 앞으로는 이런 문화를 토대로 공생하고 또 교류하는 사회로 전환될 것입니다.

세번째. 격차 및 위기 사회에 대한 대응입니다. .. ...(일본 사회의 빈부격차 문제, 가정붕괴 현상 등을 거론하며) 이 아이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참여하는 21세기 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이 문제가 큰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네번째, 성숙한 시민사회를 건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계화가 진행됨에 따라 국가의 권한이 줄어들고 지방분권화가 이루어지면서 시민사회 안에서 어떻게 지내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새로워진 사회에서는 공공적인 윤리관을 확립하고, 서로 돌보며 협력하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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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이 낮은 교육을 많이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질이 높고 좋은 교육을 꼼꼼하게 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러분도 알고 계신 것처럼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최고로 높은 학력을 보이는 나라는 핀란드,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입니다. 이 나라들의 공통점은 수업시간이 적다는 것. 특히 핀란드는 세계에서 수업 시간이 가정 적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사회가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덧붙여 교육의 질을 좌우하는 것은 교사입니다. 교사에 대한 대우가 개선되어 교사가 존중받고 존경받는 사회는 교육의 질이 높아집니다.(요약하자면, 현대의 교육이 수업의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교육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

둘째, 교육과정이 프로그램형에서 프로젝트형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프로그램형은 자세한 목표를 많이 설정한 다음에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교육입니다. 이에 비해 프로젝트형은 테마를 정해서 여기에 맞는 다양한 학습 방법을 취하는 교육입니다. 프로그램형 학습에서는 경쟁이 일어나기 쉽고, 누가 위고 누가 아래인지를 평가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프로젝트형 학습은 배움의 경험을 중요시하고 다양한 가치를 인정하며, 모든 아이들 각각의 배움이 중요하다는 관점을 갖습니다....

셋째, 교실의 형태가 협동적인 배움으로 이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학교에서는 친구와 함께 배우는 것이 중심에 놓여야 합니다. 교사도 가르치는 전문가에서 배우는 전문가로 이행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학생들이 배우는 장소일 뿐 아니라 교사들이 배우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학생들이 서로 배우고 교사들도 서로 배우는 러닝 커뮤니케이션이 21세기 학교의 이념과 철학입니다.

세계 학교들의 동향

PISA에서 높은 학교을 보인 캐나다, 핀란드,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의 특징은 국토가 아주 넓고, 그에 비해 인구가 적다는 것입니다....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인데, 이 나라들은 예술 교육에 힘을 쏟고 그 결과 세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시험을 거의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핀란드 아이들은 PISA가 태어나서 처음 본 시험이라고 합니다. 시험을 많이 보는데도 성적이 나쁜 나라는 미국입니다. 그 다음이 한국이 아닐까 싶고, 세번째가 일본일 것입니다.

캐나다의 중학생이나 미국 보스턴의 4학년 학생들은 대부분 남녀 혼합 4명 모둠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은 선생님 주변에 동그랗게 모여 앉아서 이야기를 하다가 나중에 4명 모둠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양질의 수업이 이루어지는 나라들은 교재나 교구가 풍부하고 색채도 다양합니다. 가난한 지역이라도 재정이 풍부해서가 아니라 선생님들이 연구를 많이 해서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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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공동체의 비전

배움의공동체의 비전은 학교를 모든 학생, 교사, 시민이 배우는 장소로 만드는 것입니다. .....

배움의공동체 철학은 세 가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나는 공공성의 철학.  그 동안 많은 실패를 통해서 배운 것은 교사가 교실 문을 열지 않는 학교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아무리 우수한 교사라도 1년에 한 번도 동료에게 자기 교실의 문을 열지 않는 교사는 공립학교 교사로서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교실과 아이들을 자신의 것으로 사유화하는 독선이기 때문입니다. 교사에게는 용기를 가지고 교실 문을 열어서 동료와 연대하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둘째, 민주주의 철학입니다. 학교에서는 한 명 한 명이 모두 주인공입니다. ..힘든 일이지만 교사 하나하나, 학생 하나하나의 목소리가 존중받는 교실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탁월성의 철학. 가르치고 배우는 수준을 낮추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교사와 학생이 늘 점프해서 최고의 것을 추구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내 생각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이야기와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사의 역할

..협동적인 배움에 대해서 ...초등학교 1, 2학년은 협동적인 학습이 어렵기 때문에 도입을 안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대신 짝 활동이 좋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까지는 4명으로 모둠을 이뤄서 하는 협동 학습이 바람직합니다. 협동학습을 하는 데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공유, 어느 시점까지 다 같이 이해하기를 하자는 것입니다. 선생님이 얼마 동안 이야기한 것을 아이들이 공유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또 하나는 점프입니다. 혼자서 풀 수 없는 문제에 아이들이 협력해서 도전하는 것입니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초 중학교의 수업 과제가 너무 쉽습니다. 쉬운 것을 아주 천천히 자세하게 가르치지요. 물론 교사들이 그렇게 하는 데는 이유가 이유가 있겠지요. 이해 못하는 아이들이 있으니까. 그런데 여기에 두 가지 오류가 있습니다. 못하는 아이일수록 자세한 설명을 싫어해서 안 듣는다는 것. 그렇지 않은가요? 그리고 기초에서 발전시킨 응용문제를 푸는 것은 잘하는 아이들이나 가능하다는 것. 잘 못하는 아이들은 기초를 몇 번씩 되풀이해도 계속 모릅니다. 못하는 아이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알 수 있는데, 그 아이들이 할 수 있게 되는것은 발전적인 문제에 도전했을 때입니다. 몰랐던 공식을 어느 순간 쓸 수 있게 되면서 그때 기초까지 한꺼번에 터득하게 되는 것입니다. 학력이 낮은 아이일수록 발전 문제에서 배우기 때문에 공유와 점프를 다 경험하게 해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