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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제전보
    학교이야기 2008. 1. 22. 10:59

    1.
    작년에 연가집회로 징계를 받은 사람들을 강제전보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아예 먼곳으로 보내는 건 아니고 지역안에서 다른 학교로 보낸다고 한다. 일종의 좌천같은 경우인데.....

    승진도 포기하고 이동도 생각없이 지내는 나에게 좌천쯤이야 우습다. 그래도 기분은 쪼매 안 좋다. 니들이 뭔데 나더러 이리 가라 저리 가라야...

    공무원으로 들어서면서 승진도, 보직도 아예 처음부터 바라지 않고 들어섰으니 그저 잘리지나 말고 월급이나 꼬박꼬박 나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평교사로 인생을 마칠 각오가 되어 있고 가족들에게도 더 이상 바랄 것 없음을 못박아 둔 터라 까짓거 가라면 가준다.

    2.
    강제전보를 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어도 그저 공무원복무규정에 그런 조항이 있구나 정도로 넘겼는뗴 막상 할 줄은 몰랐다. 윗자리에 있는 인간들이 역시 보통은 넘는 넘들이다. 보통 강제전보의 경우, 해당 기관에서 비리나 사회적 문제로 징계를 받거나 아니더라도 그런 인간을 멀쩡히 여기서 계속 근무하게 둘 수는 없지않겠냐는 옛날로 치면 조리돌림하고 마을에서 쫓아내는 정도의 느낌이 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 상당히 기분이 나쁠 수도 있는 일이다.

    공무원 한 십여년 하면서 한 두어번 쫓겨다닌 것 같다. 회계공무원으로 있으면서 학교장과 마찰을 일으키다 결국 힘없는 내가 날려간 적도 있었고(지금도 그 인간 이름은 잊혀지지 않고 있다. 이삼성이라고...진짜다, 이삼성.) 교장이랑 실갱이를 벌이다 내가 때려친다고 사표쓴 적도 있다. 선생으로는 싸우기는 많이 싸웠는데 그래도 쫓아내는 교장은 없었다.

    3.
     도교육청에 모여서 함께 농성을 벌이자는 연락을 받고 좀 고민하다가 그러자고 했다.
     끝까지 아득바득 싸울 생각은 없다. 절이 싫다면 중이 나가야지. 그래도 당신들이 이러면 안되는 거야, 한마디 해주는 심정으로 농성장에 가 볼 생각이다. 싸우다 닮는다는 말이 있다. 닮을 정도가 되면 잽싸게 도망쳐야 한다. 지난 몇년간 싸우면서 후회하면서 깨달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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