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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문'이란 말에 대해
    학교이야기 2007. 11. 23. 10:24
    학문이란 말이 있다. 처음에는 배우고 듣는다, 또는 듣고 배운다는 것을 학문이라고 오해한 적이 있었고, 학문의 '문'자가 들을 문이 아니고 물을 문이라는 것을 알고 좀 놀랐다. 아, 공부라는 것이 잘 듣는다는 것보다는 잘 묻는 게 더 중요한 것이구나.

    학문이란 말의 용례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묻는 것을 배운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물론 '배우고 묻는다', 또는 묻고 배운다' 로 뜻을 새길 수도 있는데, 학/문 이 두글자에서 그 의미가 도드라지는 것은 역시 '문'- 묻는다 이다.) 여기에 공부라는 말도 있는데 이건 실제 행위에 주목하는 것이고 이런 지적행위 일반을 가리키는 말로 학문이란 말을 이해한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부처의 가르침을 적은 불경은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로 시작한다. 들음으로 시작하는 것을 믿음의 세계라고 한다면, 앎의 세계는  물음으로 시작한다고 정의할 수 있겠다.

    물음은 어디서 출발하는가?

    어제 도학력고사를 치렀다. 예상보다 아이들의 성적이 잘 안나왔다. 좀 고민이 됐다. 이 뿌리깊은 성적 콤플렉스!  하룻동안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내린 결론이 이것이다. 들어서 잘 아는 것보다 모르는 데서 물을 줄 아는 것이 더 소중하다. 시험을 치는 이유가 뭔가? 내가 뭘 알고 뭘 모르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시험 아닌가? 시험을 통해서 내가 뭘 모르는지를 알게 되었다면 그것을 다행으로 알고 다시 물어볼 수 있다면 그것이 학문이 아니겠는가?

    아침에 아이들을 만나니, 어 생님 화 안내네? 한다. 아이들도 이번 시험성적이 좋지 않은 게 좀 걱정이 되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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