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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기능만 강조하는 한국 교육(경제, 알아야 바꾼다, 주진형, 메디치)학교이야기/학교제도의 기원 2020. 2. 6. 09:56
(위 책 240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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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10세기경에 고려 태조 왕건의 아들인 광종이 과거제도를 처음 들여왔고요. 사실 과거제도 자체는 인류 역사상 엄청난 혁신입니다. 세습으로 신분을 물려주지 않고 능력을 평가해서 국가 엘리트를 선발하는 제도입니다.....
...과거 준비를 위한 교육을 사교육에 의존했다는 것입니다. 자기 돈으로 공부해 소과( )에 붙은 다음에야 나라에서 이들을 성균관에 데려와 교육한 후에 대과에 합격하면 고급 관료로 썼지요. 과거제도의 큰 특징은 학교교육을 수반하지 않는 관리등용 시험이었다는 점입니다. 지방과 중앙에 국립학교를 일부 세우긴 했지만 정부는 학교와 교육에 큰돈 들이지 않고 민간에만 맡겨둔 채 오로지 유능한 관리를 중아에서 어떻게 뽑는지에만 관심을 기울였어요. 그러자니 복잡한 시험 절차와 평가제도가 발전할 수밖에 없었고요.
제가 보기에 교육에는 사회적으로 계발과 선발이라는 두 가지 기능이 있습니다. .....
저는 이 사고방식이 동아시아 국가에 그대로 남아 있다고 보는데요. 그래서 여전히 계발보다 선발을 중시해 교육의 대부분을 민간에 맡깁니다. ....
.. 우리나라는 초등학교의 90%가 공립입니다. 근데 이게 중학교로 넘어가는 순간 사립학교가 많아집니다. 고등학교는 50% 정도가 사립니고 대학은 거의 80%가 사립입니다. 이것도 일본 체제의 잔재예요. 일본도 아주 비슷합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우리가 교육을 바꾸려면 교육의 역할에 대한 시각을 바꾸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교육에는 잠재력을 키워주는 계발 기능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말하자면, 우리가 교육을 신분제 사회에서 신분을 결정하는 도구로 쓴다는 얘기입니다. 과거제도를 통해서 양반이 되듯이 요즘은 일류 학교에 가서 현대판 양반이 되는 거죠. 그렇지 못한 사람은 그냥 상놈이고요. 이석은 조선시대 신분사회의 개념이 머릿속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사회전반적으로 사람을 학벌에 따라 판단하는 문화적 코드가 바닥에 깔려 있는데다 사회가 원청-하청으로 갈린 것이 겹치면서 입시직옥이 더 악화되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는 입시제도 등 교육데도 중 뭔가 하나를 바꾼다고 해서 입시지옥이 없어지거나 교육문제가 해결될 수 없습니다. 교육과정을 다 밟고 마지막으로 사회에 나갈 때 병목현상이 생기기 마련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