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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행정정보시스템을 부르는 걸 두고 세상은 둘로 나뉜다. 네이스와 나이스. 둘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영문약자인 NEIS을 두고 부르는 말인데, 보통 영문의 한글표기방식은 미국식발음체계를 따르는데 이건 희한하게도 독일식 발음체계를 따라 굳이 나이스라고 부르는 무리가 있는데 그렇게라도 좀 나이스하게 봐달라는 관료틱한 발상의 억지의 결과다. 아무튼 이 네이스를 만든 족속이 삼성SDS란다.
최근 학교의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이른바 네이스의 권한부여사항을 점검하라는 공문이 내려와서 몇날을 시스템을 쭈물닥 거리고 메뉴얼을 뒤지고 전화상담을 하느라 머리에 쥐나는 줄 알았다. 다행히도 이 네이스에 원래는 교무학사영역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전교조에서 1년 동안 반대투쟁을 거쳐서 현재는 분리운영되고 있다. (교무학사시스템은 사용자인터페이스가 상당히 사용자중심으로 손질되어 있다.)
이 시스템의 골격은 사용자의 업무영역에 따라 권한부여가 이루어지고 부여된 권한영역에 따라 접근여부가 결정된다. 그래서 사용자관리가 전체시스템관리의 핵심이다. 사용자관리는 학교별 시스템관리자가 하는데 학교수준에서 부여되는 항목도 있고 상위수준에서 부여되는 항목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예컨대, 인사영역) 심지어는 생성된 항목을 삭제할 수도 있는 모양이다.
문제는 시스템관리자라 하더라도 특정업무에 대한 접근이 허용되지 않아 이게 어떤 업무영역인지, 누구에게 꼭 부여되어야 하는 내용인지 간단한 안내사항외에는 어떠한 단서도 얻을 수 없다는 데 있다. (굳이 방법을 찾자면 시스템관리자가 자기 개인사용자계정에 해당영역의 권한을 부여해 놓고, 자기 아이디로 접근해서 창을 열어보는 방법이 있긴 하다. )
또 한 가지는 보통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시스템에 대한 상이 있는데 이게 네이스에서는 별로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른 말로 하면 메뉴가 뒤죽박죽이고, 연관된 처리과정이 별도의 창으로 나뉘어져 있어 체계전체를 아는 사람이 아니면 대충 감으로는 어지간해서는 모르도록 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만 이런가 물어보니까 그런 전화를 많이 받는단다. 앞으로 수정할 계획이 있냐니까 설계초기에 반영되어야 할 기본 프레임에 관한 문제라서 전면적인 개편은 불가능하단다.
우리나라의 일류기업이라면 누구나가 손꼽는 삼성이 다른 건 몰라도 디자인에서는 꽝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이게 내 머리가 딸려서 그럴 수도 있지만, 다른 말로 하면 시스템이 너무 하이해서 그렇다라고 하면 사실 이건 욕이 된다. 상품이란 건 만든 사람이 나 잘났다고 자랑하라고 만드는 건 아니잖아...
요즘 삼성의 정관계 로비파문을 보면서 느끼는 건....이게 무슨 일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