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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면평가
    학교이야기 2007. 11. 7. 15:11
    다면평가가 등장했다. 내년부터는 기존의 근무평정(교장50, 교감50)에서 교장40, 교감30, 교사30비율의 근무평정으로 바뀐다. 이 교사 30비율의 평가를 다면평가라고 부른다. 다면평가단을 구성하고 이 다면평가단이 상대평가방식으로 교사들을 평가한 다음, 이것을 근무평정에 반영하는 식으로 운영할 모양이다.

    평가, 이것 참 어려운 문제다. 누가 누굴 평가할 수 있겠는가 라는 게 대체로 선생님들의 생각이다. 누가 더 교사로서의 태도를 지니고 있는지, 누가 얼마나 수업준비를 열심히 하는지 ....이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평가하려면 평가척도를 객관화하고 적당한 평가도구를 개발해 놓고 하라고 하면 뭔 얘기라도 될텐데, 이건 완전 교우도 조사 수준이다.(국가보안법이 떠오른다. 나는 네 속이 어떤지 다 알고 있단 말이야. 우엑.)  
     
    일단, 내부구성원 상호간에 평가가 시행되고 이게 근무평정에 반영되면, 그 순간부터 이 평가를 둘러싼 논란은 내부에서 막혀버리고 순환한다. 이거 문제있는데요? 그래, 그걸 누가 했는데?

    현재의 승진체제를 뒷받침하고 있는 근무평정의 불합리한 점에 대한 지적을 이런 식으로 돌려서 피해가려는 교육부가 내놓은 일종의 절충안 정도로 보면.......될 것 같다. 뭐 이 정도로 하지......그러고 보면 교육부가 절충안을 내놓기는 하지만 절대로 정책결정과정에 교사들을 참여시키는 일은 없다.  하기는 이 정도만 해도 상당한 정도의 영향력을 지닌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고, 실제로 이미 이런 상황을 예견이라도 하듯, 전달연수에서조차 논란이 되어 학교가 시끄럽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그야말로 0.01점에 목숨을 거는 승진대상자들로서는 교장, 교감에 이어 이번에는 동료교사들에게까지 신경을 써야한다는 피말리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교장선출보직제 같은 방식의 승진제를 주장하는 쪽에서 보면 이건 김빼기인 셈이지만, 이 제도의 시행과정에서 벌어질 갈등양상이나 혼란이 교장선출보직제 라는 출구로 모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일선교사들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승진포기 내지는 무관심세력들이 이 다면평가시행을 통해 평가 자체와 승진체계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게 될 지 아직은 알 수 없겠지만 상당한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는 사건은 사건인다.

    해방 이후 50년 이상의 일방적인 교장 교감 중심의 근무평정에 교사가 참여하게 되었다. 이런 측면에서는 민주적이기도 하지만 다같이 평가의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일반적이던 교사들이 평가의 부분적인 주체로 바뀌게 되면서 벌어질 분열의 시작점이 되기도 할 것이다.

    나는 모든 상대평가에 반대함으로 평가단에서 발을 뺐다. 나는 남에게 평가 받기도 싫고 하기는 더욱 싫다. 사실 애들 평가하는 일도 보통 힘든 게 아닌데다가, 나는 조선조의 명재상이라는 황희정승의 일화에서 교훈을 찾자는 주의다. 어느 소가 더 밭을 잘 가나요? 가던 길이나 가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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