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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유리창의 오류이야기/재미있는 이야기 2015. 9. 16. 14:29
프랑스 경제학자인 클로드 프레데릭 바스티아는 1850년 에세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통해 이 같은 주장을 폈다. 어느 동네 10대 아이들이 빵집 유리창을 향해 돌을 던졌다. 유리창이 깨지자 사람들은 아이들을 탓했다. 그런데 한 사람이 "그렇게 볼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빵집 주인이 새 유리를 사서 끼우면 유리창 수리업자는 돈을 벌게 되고, 수리업자가 그 돈을 다른 데 쓰면 또 다른 소득과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니 마을 경제로 볼 땐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빵집 주인은 원래 그 돈을 가지고 옷을 사입을 생각이었다. 만약 유리창 사는 데 돈을 쓰지 않았다면 새옷을 샀을 테고, 그러면 양복점 주인이 돈을 벌었을 것이다. 양복점 주인은 그 수입으로 딴 데 썼을 테니 깨진 유리창은 새로운 소득과 일자리를 만든 게 아니라 지출의 방향만을 바꿨을 뿐이다. 어떤 면에서는 빵집 주인이 새옷을 입음으로써 기분 좋게 나들이를 할 수 있었지만, 유리창 때무에 옷을 사지 못하면서 즐거운 외출의 기회만 잃었을 수도 있다. 깨진 유리창의 오류는 이처럼 보이지 않는 것, 즉 기회비용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라고 강조한다. - 영화속 경제, 박병률 경향신문 경제부 기자(주간경향 1143호)
이글을 읽고 처음 든 생각은 '아, 유리창을 깨는 일도 경제적으로 보면 그리 나쁜 일이 아닐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 '경제학자들이란 참 이상한 사람들이다.'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문득, '그럼 뭐야? 사람을 다치게 하는 일도 경제적으로는 그리 나쁜 일이 아닐 수도 있겠네. 사람이 다치면 병원가서 치료받아야 하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의사들도 더 필요하고 병원은 돈을 벌고. 그리고 다치게 한 사람은 감옥가야 하고, 그럼 감옥을 더 짓어야 하니까 건설회사들은 일을 하고 돈을 벌고...등등...'
뭐지 이건? 웬지 속는 느낌. 미국의 군산복합체의 문제가 바로 이런 이야기 아닌가. 누군가 밖에 나가서 전쟁을 벌이고 그 전쟁 덕에 군수업체는 돈을 벌고, 군수업체를 돌리기 위해 산업계가 돌아가고 또 돈을 벌고....
깨진 유리창 이야기에서 경제학자는 돈의 흐름을 보지만, 돈이 어디로 흘러가서 어떤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지를 사람들은 바로 보아야 할 것 같다. 빵집 주인이 자기가 입고싶어하던 새옷을 사 입고 좋은 기분을 느끼며 즐겁게 빵을 만드는 것이, 인상을 찌푸리며 깨진 유리창을 갈며 돈을 쓰는 것 보다는 훨씬 행복한 일이지 않은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