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배우는 즐거움, 가르치는 기쁨....
    생각 2012. 9. 21. 16:33

    선행교육에 반대하는 운동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 처음엔 선행학습반대가 구호였는데, 선행학습은 주체가 학생이니까 이걸 어떻게 규제하겠는가 라는 이의제기가 있어서 선행교육반대로 구호가 바뀌었다. 맞는 지적이다. 학원에서 하는 선행교육이 문제니까 말이다.

    학교에서 아무리 선행교육이 효과가 별로 없고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고 해도 학부모에게는 별 소용이 없다. 자녀를 학원에 보내야, 덜 불안하기 때문이다. 어쨌던 학부모의 눈에는 아이가 학원에서 공부하고, 집에 와서 또 학원 숙제를 하는 걸로 보이니까. 그렇지 않으면 벌어지게 될 상황이 너무 피곤하다는 걸 이미 경험했을 테니까.

    법으로 선행교육을 규제하면 좋겠는데, 현재 논란중이다.

    그건 그렇고, 학교에서도 이른 바 투트랙을 쓰면 어떨까 문득 생각이 났다. 학년에 두 학급 이상인 학교의 경우, 진단평가를 거쳐 진도보다 선행교육을 받는 아이들을 다시 모아 학원진도보다 조금 더 빨리 진도를 나가거나, 별도의 프로젝트 수업 같은 걸 진행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아니면 체육활동 중심으로 체력을 보충하든가, 진짜 좀 놀아라 하고 내버려 둬도 좋을 것 같다.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또 따로 모아서 정상진도를 나가고....

    현장의 수업에서 배우는 즐거움과 가르치는 기쁨이 사라졌다. 사교육으로 선행교육을 받은 아이들로서는 당연한 반응이다. 다 알고 있는데(또는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또 할 이유가 없다. 선생님 눈치를 보며 아이들과 못다한 수다를 떨고, 장난치고, 놀기에 바쁘다. 교사는 교사대로 선행교육을 받았으나 충실히 이수하지 못한 아이들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고, 사교육이 할 일과 학교 교육이 할 일이 서로 뒤바뀌었다.

    배움이 항상 즐겁기만 하고, 늘 가르치는 즐거움을 느낄 수는 없겠으나 가끔이라도 배우는 즐거움과 가르치는 기쁨을 맛볼 수 있으면 참 좋겠다. 교학상장, 가르치고 배우면서 서로 커나가는 게 아니라 교학상단, 서로 지쳐가고 있는 중이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