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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각스님의 금강경 강해 중에서, 대충 이런 말씀이 있었지요.
"꿈 속에서는 꿈이 곧 현실입니다. 그런데 꿈을 깨고 난 현실도 또 하나의 꿈입니다."
장자의 호접몽이라고, 잘 알려진 이야기도 있지요.
"꿈 속에서는 내가 나비였는데, 깨보니 꿈이더라. 근데 이건 또 나비가 사람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둘 다 되물림되는 측면이 있네요. 이윤기씨의 비유가 생각납니다.
"엘리베이터 안 양쪽 벽에 거울이 있는데, 한 쪽 거울을 쳐다보니 다른 쪽 거울 속의 이 쪽 거울 속에 다른 쪽 거울 속에 이 쪽 거울 속에......서로를 비치므로 무한 반복-수렴되는 모습이 나타나더라."
첫째 이야기는 불교의 무아-공론의 가르침이고, 둘째 이야기는 인식의 자기확실성의 근거를 묻는 물음이며 세째 이야기는 인간 인식의 특수한 측면, 인식하는 주체에 대한 반성, 혹의 자기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는 사고를 보여줍니다.
이 세 이야기를 거꾸로 풀어 올라가면 이렇게 말할 수 있지요.
"여기 '나'란 게 있다. - ('내'가 있다.)
어, 그래? 잘 모르겠는데..... - (도대체 '나'란 무엇인가)
나란 없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