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면 1
말똥이와 개똥이는 오늘도 말싸움을 한다.
메롱~ 돼~지
선생님, 말똥이가 저보고 돼지라고 했어요.
너, 나 보고 돼지라고 했다고 소똥이 오빠한테 다 말할꺼야. 화가 난 개똥이가 말똥이에게 소리쳤다.
니가 먼저 나보고 시비 걸었잖아. 이 돼지새끼야.
말다툼은 선생님의 제지로 곧 끝났다.
# 잘잘못을 가리는 일과 어리석음의 문제
교실에서 벌어지는 갈등에 일일이 대처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둘(혹은 그 이상) 사이의 잘잘못을 따지다 보면 일방적으로 한 쪽이 잘못한 경우는 거의 없다. 대수롭지 않은 말 한 마디가 한 두 차례 오가다 보면 듣기도 민망한 욕으로, 때론 주먹 다짐에 눈물 바다가 되기도 한다.
이 장면에선 개똥이가 피해자다. 개똥이가 잘못한 건 없다. 그런데, 그러면 개똥이는 '잘' 행동했을까?
# 장면 2
동네 산책을 하다 어느 골목길을 돌다 줄에 묶인 개를 만난다. 제법 덩치가 있는 개가 나를 보자 으르렁 거린다. 내가 조심스레 지나가려는데, 갑자기 펄쩍 뛰면서 컹컹 짖는다. 나는 화들짝 놀라 담장쪽으로 몸을 붙여 얼른 지나간다.
화가 나서 으르렁거리는 개를 만나면 대개 나처럼 얼른 자리를 피할 것이다.
그런데, 개에게 왜 으르렁거리냐고, 나는 그냥 길을 가고 있었는데 왜 짖느냐고, 그건 잘못된 행동이라고 옆에 있는 보호자에게 이르고 개한테 소리지르며 뭐라고 하는 10살짜리가 있다면? 이 10살짜리가 (도덕적으로) 잘못한 일은 없지만, 이렇게 행동하는 건 '잘'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는 어리석은 행동이 아닐까.
화가 나 있거나, 화 낼 준비가 되어 있는 친구가 있다면, 굳이 부딪혀 싸움을 일으킬 필요가 있을까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