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거점 국립대학교 역할을 늘려야(경제, 알아야 바꾼다, 주진형, 메디치)
(위의 책, 244쪽~ )
먼저 국가와 민간 사이에 잘못된 교육재원 분담 비율부터 고쳐야 합니다. 일반 조세로 확보한 재정 자원으로 공립학교 투자도 늘리고 비중도 키워야 합니다. 사립대학교 비중을 줄여야 하고요. 저는 우리 경제 수준에서 공립고등학교 등록금을 아직도 학부모가 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초중등학교에선 사립 비중이 꽤 높은 나라도 고등교육으로 가면 공립 비중이 훨씬 높아요. ....
...저는 사립중고등학교 등록금은 자율화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그 대신 국가 보조금은 끊어야지요.
또한 우리나라의 대학교는 국공립이 거의 없습니다. 국공립대학교 학생이 전체 대학생의 20% 정도밖에 안 되는데 이것은 바꿔야 합니다. 박정희 정부가 아주 잘한 게 한 가지 있어요. 박정희 정부는 1970년대 초에 각 지역 거점도시마다 국립대학교를 중점 육성했습니다. 충남대학교, 경북대학교, 전남대학교 등이 1970년대 중반부터 비약적으로 성장한 학교입니다. ...
...그런데 노태우, 김영삼 정부를 거치면서 동력이 사라진 것 같아요. 이때 지방거점 국립대학에 대한 지원이 점점 사라지면서 학생들이 서울로 몰리게 되었고 지방 국립대학의 위상은 점점 가라않았습니다. 이걸 지금부터라도 바꿔야 합니다. 국가가 재정을 더 써서 지방 거점 국립대학교부터 더 좋게 만들고 숫자도 더욱 늘려야 해요. 양도 늘리고 질도 높이고 등록금도 더 낮추어야 합니다...
...그래서 한국 대학교육의 수준을 높이려면 국공립대학교에 투자하고 등록금은 확실히 싸게 하자는 얘기입니다. 그렇게 하면 국공립대학교와 사립대학교 사이에 경쟁이 시작됩니다. 사립대학교 등록금은 자율화하게 해서 구공립대학교와 경쟁하게 해야 해요. 그러면 경쟁력 있는 사립대학교는 살아남고 나머지는 천천히 도태되겠죠. 이러는 편이 지금처럼 교육부가 일괄적으로 통제하는 방식보다 훨씬 낫겠지요. 지금은 교육부가 교부금을 쥐고 않아 대학들을 채점해서 차별 지원합니다. 이것도 중앙정부 관원 대리체제죠.
(중략)
.....저는 학벌문화가 중앙집권제와 관련이 깊다고 생각합니다. 중앙집권 정부에서는 통제해야 할 게 많으니까 우수한 관료가 많이 필요합니다. 일반 사람을 가르치는 교육으로는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뽑기 어려우니까 엘리트 교육기관을 만드러 따로 선발해 가르치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나라와 프랑스가 똑같아요. 서울대가 이렇게 된 이유는 우리나라가 중앙집권제여서 소수 관료가 엄청나게 많은 권력을 독점하기 때문이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는 중앙정부와 거기에서 일하는 관료들의 권력을 어떻게 축소하느냐는 과제를 풀어야 합니다. 그랑제꼴에 해당하는 서울대를 없앤다고 해도 소수 엘리트 선발 요구는 그대로 있기 때문에 다른 학교가 그 역할을 대신할 거예요.
........(중략)
저는 사립대학이 등록금을 올리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대신 국가가 사립학교에 돈을 주지 말아야죠.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는 그렇게 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돈을 국립대에 투자해서 학생들이 등록금 부담 없이 다니게 하는 거죠. 집에 여유가 있어 질 좋은 사립에 가고 싶은 학생은 그리 가도록 하는 거고요. 그 중간에서 경쟁력이 없어 도태되는 사립학교를 정부가 인수해서 공립으로 바꾸면 됩니다. 지금 우리는 사립대학교 등록금이 비싸다는 데만 빠져서 국가가 사립대학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줘서 이를 해결하는데요, 이것은 아주 이상한 방법입니다. 그러니까 부실한 사립대학들이 교육부 퇴직 관료를 영입해서 교수나 부총장 자리를 주면서 버티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