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이야기

인공지능의 시대, 교육

비숲 2016. 3. 21. 13:09

인공지능의 시대 일자리 확 줄어든다.

정재영 인터뷰, 천관율, 시사인 커버스토리

....딥러닝을 하면 가르쳐 준 것만 하는 이상의 결과물을 내나?

그게 놀라운 거다. 우선 희한한 게 딥러닝 을 하면 데이터가 빅데이터 수준까지 가지 않아도 갑자기 학습능력을 확 늘어나고 그런다. 선형적으로 발전하는 게 아니다. 그 발견이 딥러닝 을 보편화시키는 계기 중 하나였다.

발전이 왜 비선형적인 건가? 

그걸 모른다. 인간은 딥러닝 구조만 만들어놓고, 다음은 흘러가는 대로 두는 거다.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잘 모르는 거다. 이런 예도 있다. 컴퓨터 게임 중에 벽돌깨기 게임을 하는 인공지능인데 몇천 판 되는 벽돌깨기 게임플레이를 입력해서 학습을 시킨다. 그랬더니 공을 가장자리로 보내서 별돌 더미 위로 돌려버린다. 그러면 공이 더미 위에서 안 내려오고 벽들을 우수수 깨잖나? 효율적인 전략을 학습으로 찾아낸 거다. 놀라운 건 학습용으로 넣어준 판에는 그런 전략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니까 전략 하나하나를 보고 배운 걸 넘어서 아예 게임의 원리를 이해한 것처럼 창조적으로 행동 했다는 거다. 그래서 다들 무서워 하는게 우리가 잘 모르는 곳에서 굉장히 지능적인 일이 벌어지니까.

인간보다 똑똑한 재능을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느냐는 게 과학철학의 단골 주제더라.

그럴 땐 투꺼비 집을 내려야지.(웃음) 현재까지 인공지능은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을 보이는 것 일 뿐, 스스로 과제를 결정한다거나 하는 건 못한다. 인간이 인공지능을 본질적인 통제력까지 맡기는 일도 거의 없다. 커다란 예외로 논란이 될 만한 게 스팸메일 시스템이다. 요즘은 인공지능이 알아서 스팸함으로 보내잖나. 이건 컨트롤을 맡긴 거다. 스팸메일 시스템은 의사결정권 전체를 넘겨준 드물게도 중요한 예다.

인공지능의 시대에 일자리는 어떻게 될까?

인공지능의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정의 가능한 과제라면, 그게 무엇이든 다 인간을 추월할 것이다. 지금   에이 하는 작업의 일자리가 10만명이 필요했다면 앞으로는 3000명이 인공지능과 함께 그 일을 다 수행할 수 있는, 그런 방식으로 바뀔 거다. 인생에서 지적인 전성기라는 게 육체적 전성기 만큼이나 제한되어 있다. 평균수명은 늘어나는 데 은퇴 연령은 현저히 어렵지는 상황이 온다. 은퇴이후가 말도 안 되게 길어지는 거다. 혜택은 큰 자본이 거의 가져갈 거다. 인공지능을 전면 도입하고 인간 노동력을 대체하고, 이런 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니까.

.....(중략)

숫자를 해석하고 연산하고 이런 거보다 좀 부정형의, 특정되지 않은 능력이 필요한가?

맞다. 그래서 지금처럼 교육하면 안된다. 큰일 난다. 우리 학교 시스템이 숫자와 언어를 사용하는 능력만 테스트한다. 그거 잘하는 애가 좋은 대학 가고 좋은 데 취직하고, 그런데 그 능력은 곧 고스란히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거다. 반대로 대체될 수 없는 능력은 예를 들면 몸이나 음악이나 예술로 자기를 표현하는 능력, 질문에 답을 하는 게 아니라 질문을 하는 능력이다. 교육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창조적인 생각을 하기 위해서라고 숫자에 강해야 하지 않나?

그건 맞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니까. 그걸 넘어서야 한다. 지금 우리 교육은 숫자에 강하게 만드는 걸로 끝나는데, 숫자를 갖고 놀게 해줘야 한다. 다채로운 경험을 자꾸 머릿속에 넣어줘야 하는데 지금은 똑같은 경험을 미리 빨리 정확히 넣어주는 걸로 경쟁하고 있다. 얼마 안가 가치가 사라질 걸로 온 나라가 경쟁한다.

그러려면 초중고 교육 시스템보다 대학과 기업의 선발체계까지 사실상 국가 전략을 새롭게 디자인해야 하는 문제다. 

그렇게 접근해야 살 수 있다. 그런데 그걸 고민해야만 분들이 옛날이긴 교육을 받았던 분이고 그 교육을 받아서 가장 성공한 사람들이다. 그러니 그런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안 바뀐다. 의사결정권자가 그런데....

무정형적인 능력을 평가하는 체계를 만드는 게 쉽지가 않다. 계량하기 어려우니.

회사 안에서만 봐도 그렇다. 디자인, 스타일, 스토리텔링. 이런 게 갈수록 중요해진다. 소비자의 경험과 감성을 잡아내는. 그런데 품질 좋고 싸고 이런 측정 가능한 영역에 있는 사람들하고 토론하면 대개 진다. 거기는 수치로 나와 있고 무정형 영역은 숫자가 없고, 또 회사 안에서의 권력도 보통 측정 가능한 영역이 더 세고. 사실 의사결정권자들한테 당신네들 능력이 곧 의미가 없어진다. 이걸 받아들이라는 얘기를 하는 셈이니, 저항이 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