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강연. 배움의공동체는 방법론이 아니라 비전이고 활동시스템이며 교육철학입니다.
아시아의 도전
서로 듣는 관계 만들기
배움의공동체 활동 시스템은 잘 아시겠지만 세 가지입니다. 협동적인 배움을 실천하는 교실, 동료와 협조하는 교무실, 학습에 참가하는 지역 주민이 있는 학교.
...배움의 중심에는 서로 듣는 관계가 있습니다. 서로 들으니까 배움의공동체를 실천하는 학교는 조용합니다. 반대로 밝고 씩씩한 학교가 문제인데요. 한국에도 일본에도 밝고 명랑하고 씩씩한 학교가 너무 많습니다. 저요! 저요! 하면서 발표만 많이 시키는 학교에서는 배움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요즘 일본에서는 책상을 ㄷ자로 배열하고 교사가 앉아서 아이들과 관계를 맺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교사가 움직이지 않고 앉아서 자세히 아이들을 관찰합니다. 이럴 때 아이들에게 듣는 관계가 형성되고, 들어야만 몰입해서 배울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수업 만들기가 참 어렵다는 말들을 하는데,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중요한 것은 밀착 관계를 만드는 것, 과제의 레벨을 높이는 것입니다. 어느 나라에서든 초등학교 1학년은 4명 모둠은 하지 않는 편이 바람직하고, 주로 짝이나 전체 학습을 하는 편입니다.
배움의공동체 수업에서는 계획을 검증하지 않고 디자인합니다. 수업을 하면서도 계속 순환하고, 수업을 하고 나서는 얼마나 성찰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디자인 자체는 심플할수록 좋습니다.
우리는 한 명도 빠짐없이 아이들의 배움을 보장해야 합니다. 제가 아이들을 만나면서 깨달은 것은 배우고 있는 한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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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덧붙이자면 동료의 수업을 보고 평가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수업의 이런 점이 좋았다거나, 이런 점은 부족했다거나, 이것을 더 신경썼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말하는 선생님은 아직 프로가 아닙니다. 진정한 교사는 어떤 사실로부터도 배울 수 있고, 어떤 사람과도 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평가하려 하지 말고 어디에서 배움이 성립했고, 어디서 배움이 끊어졌는지를 섬세하게 연구해야 합니다. 이것이 배움의공동체 전문가입니다.
마지막으로 과제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본에서도 과제를 아주 중요하게 여기는데요, 배움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세 가지를 동시에 추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서로 배우는 관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교과의 본질에 근거해서, 가령 음악 수업과 수학 수업은 본질이 다른 것처럼 그 교과의 본질을 추구해야 합니다.
둘째, 아무리 협동 학습을 하더라도 과제가 너무 쉬우면 아이들의 학력이 향상되지 않습니다. 점프가 있는 배움을 조직하되 수업 안에 모든 아이들이 알 수 있는 공유의 스테이지와 그 다음 단계인 점프 과제를 설정하는 두 단계를 확보해야 합니다.
세째, 협동학습을 중심에 두되 전체적인 틀을 지탱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특히 3학년 이상 아이들에게는 협동학습을 맡기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