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강소
녹색평론 139호에 집강소에 대한 글이 실렸다. 파랑새의 꿈, 전봉준의 국가체제 구상, 김정기.
집강이라는 용어는 '옳고 그름을 가리는 명수여서 기강을 잡을 수 있는 사람(명시비 가집기강인)' 이라는 뜻으로 동학조직의 한 직책명이다.
집강소 체제는 행정조직과 의사조직으로 나뉘었고, 공개된 소수의 집강소 호위군과 비공개된 백성군대가 있어 이 체제를 방어하였다. 행정기관은 집강, 서기, 성찰, 집사, 동몽으로 구성되었다. 집강이 접주에서 차출된수령이고, 서기는 문서를 만들고 나눠 주는 일을 하는 수령비서이며, 성찰은 조직을 감찰하고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이고, 집사는 조직의 핵심이라 할 행정을 맡아 대민사업을 관리하며, 동몽은 10대 소년의 일선 행동대로 전령과 간부 호위 그리고 죄인의 체포, 호송, 구금을 담당한 것으로 보인다.
집강소는 어떤 일을 했을까. 님은 김학진과 화해 모임에서 집강소의 가이드라인에 합의했다. 이것이 유명한 폐정개혁 요강 12개조. 1. 동학교도와 정부가 화합해서 정사수행에 협력하고 2. 탐관오리를 제거하며 3. 횡포한 부호를 징벌하고 4. 불량한 유림과 양반무리를 엄징하고 5. 노비문서를 불태우고 6. 천인의 대우를 개선하고 7. 청춘과부는 개가할 수 있게 하고 8. 무명잡세는 모두 폐지하고 9. 관리 채용할 때 지벌을 타파하고 10. 왜와 통하는 자 엄징하고 11. 공사채는 이전 것과 함께 없애고 12. 토지는 평균으로 나누어지게 한다.
....12는 시간이 짧아 실행하지 못한 대표적인 항목이다. 이 밖에도 식량, 무기, 병사를 확보하는 군사력 증강책, 동학의 세력확장, 일본으로 쌀 유출 금지가 추가되고, 특히 굶고 헐벗은 병든 빈민 살리기에 온 힘을 쏟았다....
...대략 7개월 존속....
글에는 신용하, 김정기 등 역사학자, 사회학자의 평가도 인용되고 있다. '한국 민주주의의 전주곡, 농민민주주의...
어째서 민중의 자치능력이나 백성들의 민주주의 의식에 대한 회의는 여전히 뿌리깊은 것일까. 그것이 나는 오래전부터 궁금했다. 625때문일까. 일제때문일까. 아니면 집강소시대에도 자치에 혹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