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사상에 대한 안내(우치다 타츠루)
니체의 도덕관은 대중 사회의 도덕론이라는 점에서 획기적인 것이었습니다......니체에 따르면 대중사회란 구성원들이 무리를 이루어 오로지 이웃사람과 똑같이 행동하는 것을 가장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것이 바탕이 되는 사회를 가리킵니다. ...니체는 이러한 비주체적인 군중을 밉살스럽다는 듯이 '짐승의 무리'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짐승의 무리가 지닌 단 하나의 행동 준칙은 '타인과 동일하게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짐승의 무리가 지닌 이상은 '모두 동일하게'입니다. 그것이 짐승의 무리가 지닌 도덕이 됩니다. 니체가 비판한 것은 이것입니다.
짐승의 무리가 지닌 도덕은 무엇보다 사회의 균질화를 지향합니다. 만인이 평등한 것이야말로 이들의 도덕에서 가장 빛나는 이상입니다.
....타인과 동일하면 '선', 다르면 '악'이 됩니다. 그것이 이들이 지닌 도덕의 유일한 기준입니다......근대의 짐승의 무리는 그것과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왜냐하면 현대인은 '모두가 동일하게'되는 것 자체에서 '행복'과 '쾌락'을 찾아내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상호참조하며 이웃 사람을 모방하고 집단 전체가 한없이 균질화되어가는 것에 깊은 희열을 느끼는 인간들에게 니체는 '노예'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니체의 후기 저작에는 이 노예적 존재자에 대한 매도와 조소의 말이 넘쳐 납니다.
(노예의 반대편에 귀족이 있고 그 지향의 끝에 초인이 등장한다. 예전에 어디선가 황지우가 정신의 귀족주의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게 니체사상의 맥락 위에 놓고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것 같다. 그런데 그가 한 말은 신체의 공화주의 같은 걸 전제하고 있었던 것 같다. )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우치다 다츠루, 갈라파고스,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