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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하나 있습니다.이야기/재미있는 이야기 2015. 1. 28. 19:14
이 동네 사는 사람은 이 산을 동산(東山)이라고 부르고, 산 너머 다른 동네 사는 사람은 이 산을 보고 서산(西山)이라고 불러요. 두 마을 사람이 만나서 이 산이 동산인가, 아니면 서산인가? 밤새도록 논쟁을 해도 해결이 안 됩니다. 어느 한쪽이 거짓말하는 것도 아닌데 해결책이 안 나와요. 증거를 대오보자 해도 해결이 안됩니다. 이 동네 사는 사람이 역사 기록을 보면 다 동산이라고 기록되어 있어요. 실제로 관찰해 봐도 산 쪽에서 해가 뜹니다. 마을 사람들한테 물어 보아도 다 동산이라고 해요. 그렇다면 산 너머 있는 다른 동네 사람은 어떨까요? 거기도 역사 기록을 찾아보면 서산이라고 기록되어 있어요. 밖에 나가서 관찰해 보면 산 쪽으로 해가 집니다. 동네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다 서산이라고 대답해요. 그러므로 다수결로도 역사적 기록으로도 실제 관찰 결과로도 해결할 수가 없어요,
그러나 두 사람이 자기가 사는 동네에서 모두 나와서 산을 보면 문제가 금방 해결됩니다. 동네에서 나와서 산을 보면 "어, 동산이 아니네.". 혹은 "어, 서산이 아니네." 이 한마디로 문제가 끝나요. 우리는 바로 이런 동네에 살고 있는 사람과 같습니다. 자기의 경험, 자기의 신앙, 자기의 종교, 자기의 생각, 자기의 이념에 갇혀 있는 거예요. 이것을 불교에서는 아상(我相) 또는 아집(我執)이라고 부릅니다.
- 지금 여기 깨어 있기, 법륜, 정토출판